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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행

    세계에서 가장 유서 깊은 가구 박람회, 전세계 브랜드들이 혁신적인 디자인 아이템을 선보여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가 올해 62주년을 맞았습니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전시가 되는 축제의 기간, 메인 전시를 둘러싼 다양한 장외 전시에 대해 다뤄보았습니다.

    2024 밀라노 디자인 위크 공식 포스터 ⓒSalone del Mobile, Milano


    올해로 62주년을 맞은 Salone del Mobile(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이탈리아 가구 제조사들에 의해  1961년부터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유서 깊은 가구 박람회입니다. 매년 이곳에서 전 세계의 브랜드들이 혁신적인 디자인 아이템(가구, 조명, 텍스타일, 인테리어 제품 등)을 선보여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죠. 올해도 4월 16일부터 21일까지 6일간 밀라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행사는 공식 가구 박람회인 Salone del Mobile과 이 기간 동안 밀라노 전역에서 일어나는 장외 전시 Fuorisalon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이 기간에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전시장이 되는 것이죠. 이번 글에서는 메인 전시인 Salone del Mobile이 아닌 Fuorisalone의 다양한 장외 전시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포스터 속 숨겨진 명소 – Bocconi University


    Bocconi 대학교 전경 ⓒ김은영


    본격적으로 디자인 위크가 시작되기 전, 밀라노 거리를 거닐며 곳곳에서 올해의 밀라노 디자인 위크 공식 포스터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 여러 행사가 준비 중이었기에 밀라노 중심에 위치한 포스터 속 장소, Bocconi 대학교로 먼저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Bocconi 대학교의 새로운 건물은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 사무소 SANAA에 의해 지어졌습니다. 공원 사이에 나지막하고 조화롭게 자리 잡은 건축물에서 SANNA 건축의 대표적인 특징인 휘어지는 기둥과 얇은 철제 프레임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 위크를 즐기기 전 밀라노에 미리 도착했다면, 한 번쯤 방문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ALCOVA


    ALCOVA Villa Bagatti Valsecch 전경 ⓒ김은영


    Fuorisalone 전시들 중 첫 번째로 소개할 이곳은 매년 9만 명 이상의 관람자들이 찾는다는 ALCOVA입니다. ALCOVA는 여러 잡지에서 선정하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내 꼭 가봐야 할 곳’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곳입니다. 디자인 박람회가 대기업들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소개한다면, AlCOVA는 보다 실험적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 디자인에 대해 고민하는 독립적인 브랜드를 소개합니다.


    ALCOVA Villa Bagatti Valsecch 전경 ⓒ김은영


    올해로 7번째를 맞은 ALCOVA가 선정한 공간은 Villa Borsani와 Villa Bagatti Valsecch. 밀라노 북쪽 외곽에 위치한 Villa Borsani는 이탈리아 현대 건축가 Osvaldo Brosani의 집으로 유명합니다. 건물과 정원도 유명하지만, 내부의 물결치는 바닥과 루치오 폰타나 벽난로와 같은 독특한 인테리어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이곳에 방문했을 때, 사람들이 건물 한 바퀴를 감쌀 만큼 끝없이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어요.

    Villa Borsani와 10분 정도 거리에 떨어진 또 다른 베뉴 Villa Bagatti Valsecch는 이탈리아 Lombardy 지역의 대표적인 19세기 건축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밀라노 귀족 가문들의 여름 휴양지로 휴식과 놀이를 위한 공간으로 지어졌다고 해요. 각각 두 빌라에서는 실험적인 동시대 디자인 브랜드들이 옛 건축과 어우러져 삶과 디자인의 미래에 대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2. Dimore gallery


    Dimore Gallery 외부 전경 ⓒ김은영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Dimore Gallery의 전시장입니다. Dimore gallery 역시 Alcova와 더불어 밀라노 디자인 위크마다 크게 관심을 받는 곳으로, 오전 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전시장 앞 테이블에 이미 여러 사람이 앉아있었어요.
    Dimore Gallery의 설립자 중 한 명인 Britt Moran은 “Dimore라는 단어는 주거를 의미하지만 귀족적인 기원을 가진 오래된 빌라들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우리의 DNA라고 생각한다. 어떤 프로젝트에 뿌리내리기 위해 먼저 역사적으로 접근하고, 그다음 현대적인 느낌의 프로젝트를 만들어낸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Dimore Gallery 내부 전경 ⓒ김은영


    실제로 전시장 내 여러 컨테이너들 사이에서 저의 눈을 사로잡은 브랜드는 Monde Singulier과 YVES SLOMON X CHAPO CREATION였습니다. 이 두 브랜드의 공통점은 Britt가 말했듯, 역사적인 것 위에 현대적인 것이 덧입혀졌다는 점이었어요.

    Monde Singulier는 빈티지 가구를 선택하고 그것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탄생시킵니다. 처음에 봤을 때는 그저 나무로 된 빈티지 가구인가 싶었는데 가까이서 보면 철제 프레임들이 섞여있는 등 재미난 요소를 뽐내는 브랜드였어요. 두 번째는 패션 브랜드 Yves Salomon와 가구 브랜드 Chapo Créations의 협업 제품이었습니다. Chapo Créations의 가구에 Yves Salomon가 최근 디자인한 패브릭이 덧입히는 형식으로 협업이 진행되었죠.


    3. Drop city


    Dimore Gallery 내부, 외부 전경 ⓒ김은영


    세 번째로 소개할 곳은 건축과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Drop City입니다. Dimore gallery 전시장 맞은편에 위치해 있었고, 15개의 아치가 연결된 가로로 긴  형태의 건물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건축 사무소들의 작품을 시작으로 건축물을 찍는 사진작가, 폐자재나 텍스타일을 사용하는 아티스트 등 다양한 브랜드와 작가의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동시대, 그리고 미래의 건축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흥미로워할만한 곳이라고 느껴졌어요. 가장 초입에는 한국 건축사 사무소 아키모스피어의 전시도 열리고 있어 더 반가운 전시였습니다.


    4. Villa Necchi Campiglio



    Villa Necchi Campiglio 내부, 외부 전경 ⓒ김은영


    밀라노 디자인 위크의 메인 박람회 Salone del Monbile 보다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Fuorisalone가 기대되는 이유는 아마 여러 브랜드에서 앞다투어 좋은 베뉴를 차지하고, 그 베뉴를 본인들의 제품과 함께 새로운 방식으로 소개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구 브랜드 Gaggenau는 그들의 베뉴로 영화 I am love의 촬영 장소인 Villa Necchi Campiglio를 선정했습니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공간이지만, 전자제품이 이 집안에 어떻게 녹아들었을까 기대하며 설렘을 가지고 입장했어요. 제 예상과는 달리, Gaggenau의 제품은 Villa Necchi의 옆 작은 공간에서 따로 전시되어 있는 형태였지만, 그 때문에 제품과 별개로 이 멋진 공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5. Prada Frames


    PRADA Frames가 열린 Bagatti Valsecchi Museum 내부 전경 ⓒ김은영


    다섯 번째는 Prada Frames입니다. 프라다는 명품 브랜드 중에서도 문화 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가장 많이 이어오고 있습니다. 밀라노와 베니스에서 운영되는 Fondazione Prada부터 전 세계에서 현지의 고유한 문화(음악, 미식, 아트)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젝트인 프라다 모드, 자연환경과 디자인 간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는 다학제 심포지엄인 프라다 프레임 등 다양하지요.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맞아 Bagatti Valsecchi Museum에서 열린 Prada Frames는 밀라노 및 로테르담 소재 연구 겸 디자인 스튜디오인 FORMAFANTASMA가 기획 및 큐레이팅을 맡았습니다. 전시는 Being Home이라는 주제로 ‘집’이라는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영상 작업 위주로 진행되었습니다. Prada Frames는 아트 토크에 참여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로 1층이 가득찰만큼 인기가 많으니, 내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계획하는 분들이라면 꼭 사전에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6. Nilufar Gallery


    Nilufar 내부 전경 ⓒ김은영


    여섯 번째로 방문한 곳은 Nilufar입니다. Nilfuar는 갤러리스트 Nina Yashar에 의해 설립된 갤러리로 Nilufar gallery, Nilufar Depot 두 개의 메인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가구 갤러리에서 중추 역할을 한다는 Nilufar는 작은 공간임에도 여러 조명과 가구들로 알차게 꾸며져 있어서 볼거리가 풍성했던 곳입니다. 거장의 가구부터 신진 작가들의 가구, 빈티지 가구부터 컨템퍼러리 가구까지 다양하게 소개하는 이곳은 나만의 공간이 생겨 가구를 놓게 된다면 가장 먼저 찾아보게 될 것 같아요.


    7. KCDF


    KCDF 외부 전경 ⓒ김은영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KCDF(한국공예디자인 문화진흥원)입니다. 이번 <2024 밀라노 한국공예전>의 주제는 ‘사유의 두께’로 총 세 파트로 나눠진 공간에서  25명의 작가와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Rossana Orlandi에 위치한 한국관의 마당 디자인은 앞서 Drop City에서 소개한 아키모스피어가 설계했습니다. 또, 특별히 산수화 티 하우스와 협업하여 한국 작가들의 도기로 티 세리머니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게 한 점도 인상 깊었어요. 실제로 티 세리머니에 참여한 이탈리아 사람들의 차와 차 도구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고 합니다.


    KCDF 외부 전경 ⓒ김은영


    전시에 참여한 여러 작가님들 중, 옻칠을 대표하는 허명욱 작가의 작품도 볼 수 있었습니다. 허명욱 작가는 회화와 조각, 영상 등 경계를 넘나들며 전통적인 옻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합니다. 디자인 위크에서는 제주도에서 새로 제작된 영상과 함께 프린트베이커리에서 판매되고 있는 트레이 작업을 탑처럼 쌓아두어 장인 정신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가구 박람회 뿐 아니라 도시 곳곳에서 다양한 전시가 열립니다. 새로운 디자인을 만나는 것뿐만 아니라 도시에 숨겨진 멋진 장소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함께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WRITER 김은영 EDITOR 조희연 DESIGNER 디자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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